본문 바로가기
시사,사회

지하철 MP3 질투 사건으로 본 장애인 문제

by 레몬빛망울 2009. 5. 15.
반응형

지하철 MP3 질투 사건으로 본 장애인 문제
지난 14일 오후 5시30분쯤 지하철 1호선 백운역 상행선 승강장에서 장모(14)양이 A(19)양을 갑자기 선로로  떠밀어 전동차가 급정거하고
사람들이 A양을 구조하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에 모두들 깜짝 놀랐지만 다행히 주변 시민들의 침착한 대응에 큰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A양이 선로에 떨어지는 순간 야간 근무를 하기 위해 출근하던 서울 남대문경찰서 박남일(35) 경장과 시민 2명이 즉시 선로에 뛰어내려 A양을 구했고, 승강장에 있던 다른 시민들은 들어오던 열차에 필사적으로 손을 휘저어 신호를 보내 다행히 열차가 A양 5미터 앞에서 멈춰섰다.
A양을 구한 박 경장은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민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주했다는"는 목격자들의 말을 듣고 장양을 붙잡아 근처 경찰서에
장양을 넘겼다.

인천 부평경찰서에 따르면 장양은 지적장애 2급으로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갖고 있던 MP3플레이어에 샘이 나 충동적으로 떠밀었다고 진술했다.
A양이 전동차를 기다리며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장양이 MP3가 갖고 싶어 순간적으로 A양을 떠밀었다는 것이다.


이사고를 TV 방송과 인터넷 기사를 통해 접한 시민들과 네티즌들은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을 이렇게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나둬서
범죄를 일으키게 만드냐며, '지적장애인들을 격리해야한다.', ' 관리가 필요하다', '지적장애인이라고 살인미수를 한 사람을 용서해서는 안된다. 엄격하게 처벌해야한다.'고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





이번처럼 지적 장애가 있는 지체장애자들의 돌발행동으로 사람들을 해하는 사고는 그동안에도 종종 있어왔다.
언론을 통해서 알려진 사건도 있었지만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도 많다.
일단 알려지지 않은 사건은 그나마 괜찮으나 이번처럼 언론을 통해서 사건이 알려지게 된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가져왔다.
사건을 접한 시민들의 대부분은 '이런 잠재적 위험성이 있는 장애자들을 그냥둬서는 안된다', '장애자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 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형법은 심신상실 (心神喪失)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관대하다.
형법에서는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는 자를 책임무능력자(의사무능력자)로 간주하여 그의 행위를 처벌하지 않으며, 심신장애로 인해 변별력과 의사 결정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刑)을 감경하도록 규정한다(10조).' 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심신상실의 요인으로는 정신병이나 정신지체(정신박약), 심한 의식장애나 중증의 심신장애적 이상 등을 들 수 있는데,
때문에 이런 지체장애자들이 벌이는 범죄행위는 대부분 일반인의 범죄행위와는 다르게 큰처벌을 받지 않고 풀려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민들은 이러한 지체장애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처럼 그들을 경계하게 되고 사고가 발생하면 그들의 책임과 관리를 요하는 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애자로 인해 발생하는 범죄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에 따라 우리 법무부도 예전과는 다르게 점점 적극적인 방법으로 장애자 범죄를 처벌하고 있다.

얼마전 '정신성적 장애'를 가진 성폭력범죄자가 처음으로 치료감호소에 입소를 했는데 법무부는 '정신성적 장애자'로 진단된 A씨(23)를 충남 공주에 있는 치료 감호소에 수용해 인지 행동치료와 약물치료, 직업능력재활훈련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치료감호소에 들어간 A씨 외에도 성폭력범죄자 51명의 정신감정을 의뢰했고 이 가운데 4명이 정신성적 장애로 판명돼
치료감호 여부를 심리 중이다.

이처럼 시대가 변하면서 책임무능력자에 대한 처벌도 바뀌고 있고, 장애자라 할지라도 범죄를 저지르면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관리를 하겠다고 변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범죄를 저지른 책임무능력자를 국가기관이 통제하고 관리하고 교육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그동안 형법에서 책임무능력자를 처벌하지 않는 규정을 악용하여, 일반적인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범죄자들까지도 그것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고 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그래서 그러한 사람들 때문에 시민들의 눈에는 모든 장애인들을 잠재적 범죄인으로 보고 그들을 좋지 않은 시선과 경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지하철에서 MP3가 질투나 A양을 선로로 밀어버린 장양의 사건처럼 그녀의 단한번의 범죄 행위로 모든 장애자가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혀 일반인과 똑같은 장애인들까지 관리와 격리를 해야하는 대상으로 인식되는 것은 안타까운일이 아닐 수 없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장애인들에 대한 처우나 교육에 대한 복지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요즘처럼 전국민이 생활하기 힘든 어려운 시기엔 이런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은 더 어렵고 힘든 생활을 하는 가정이 많다.
그래서 이러한 장애인을 보호하고 교육을 시켜야 할 가족들이 그들을 감싸주지 못하고 생업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때문에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해 이번 사건처럼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사람들은 말로는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무의식속에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노력을 해야하고, 실제로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수년을 걸려 바꿔온 인식도 이처럼 한번의 사고로 모든게 무너져버리면 그들의 노력은 허무하기 그지없다.



1년 평균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고, 사건사고를 보면 우리가 예상하는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한다.
이중에 장애인의 돌출행동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고는 그 수를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은 수치에 불과하다.
오히려 우리 옆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들이 우발적으로, 계획적으로 벌이는 사고들이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다고 사회 구성원 모두를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고 주위사람을 경계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체 범죄중에 몇건 되지 않는 범죄를 저지른 장애인의 범죄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을 격리하고 관리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런식의 논리라면 장애인들보다 오히려 우리들을 더 격리하고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



장애인들이 행한 범죄도 보통의 범죄와 다르지 않다.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한 장애인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모든 장애인을 범죄자로 보는것은 옳지 않다.
사회적 약자인 그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교육하지 못한 사회의 잘못도 크기 때문이다.
물론 범죄를 저지른 장애인을 그대로 용서해줘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보통의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면 처벌을 받는것처럼 그들도 처벌을 받아야 하는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을 보통사람과 똑같은 처벌을 하는것 보다는 그들이 죄 값을 다 치르고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 적응해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관리하는것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장애인도 제대로 된 교육과 사회의 관심을 받으면 보통인들과 다를바 없는 똑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
사건이 일어날때마다 그들 전체를 범죄자로 보는 시선보다는 좀더 평범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봐 주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반응형